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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학 연구와 원주학

지역학 연구와 원주학 오 영 교(연세대학교 사학과 교수)

1. 서론

최근 전국적으로 지방화 시대와 지방문화 발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안, 지방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과제에 대해 이론적 체계화를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지역학 연구소가 앞다투어 건립되고 있다. 바로 서울학, 경주학, 전북학, 제주학, 대전-충남학, 충북학연구소 등의 신설을 들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첫째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가 실현되는 기반만들기 즉, 지역을 살아있는 정치적.경제적.문화적 공동체로 기능하도록 되살리는 몸짓으로 평가할 수 있다. 둘째, 지방자치 시대 하에서 고유의 지역성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경쟁은 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이라는 지적, 다시 말해 지역만의 어떤 특징을 부각시키지 않으면 여타 경쟁지역 가운데 묻힐 수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이 지적되고 있는 바, 바로 지역성.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자기 지역을 알고 사랑할 때 비로소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고 책임을 질 수 있을 때에 참된 참여자격이 주어진다고 본다면 지역학연구소의 제반활동은 적극적인 '주민참여'를 견인해 낸다는 점에서 확실히 바람직한 현상이다.
이에 定道 604주년의 유구한 전통을 지닌 강원도에서도 21세기를 지척에 둔 지금, 정체성 확립과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강원학의 정립을 모색하려 한다. 이를 통해 역사.전통문화의 추색작업을 비롯하여, 강원의 제분야에 대한 직접적이고 전면적인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8년 10월 22일 원주에서는 연세대학교 매지학술연구소가 강원일보사와 공동으로 '원주학 정립을 위한 심포지움'을 개최하였다. 이 모임에 참석한 많은 시민들의 반응은 적극적이었고, 이에 힘입어 연세대학교 매지학술연구소는 원주시와 기타 관련단체나 조직체들의 협조를 통해 99년부터 원주학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의 진행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데 심포지움 참여자의 일부는 '원주학'이라는 용어가 매우 생소하여 '學'이라는 용어의 사용에서부터 원주학이 다루고자 하는 내용, 그리고 과연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작업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기도 하였다.
본고는 강원학의 개념과 위상 정립을 위해 원주학 연구의 진행과정에서 제기된 몇가지 문제점을 중심으로 서술하려 한다.


2. 지역학 연구의 방법론 모색

수많은 학자들은 21세기를 세계화와 정보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무한경쟁의 시대임을 전망하고 있다. 세계화와 정보화가 가속화된다면 우리 사회는 탈중심 사회로 그리고 다극화 사회로 전환될 것이다. 탈중심의 다극화 사회가 되면 국가.정부권력 단위보다는 지역단위의 개체성이 보다 중시될 것이다. 21세기를 이렇게 전망한다면 각 지역에서는 문화적 정체성을 찾아 변화하는 사회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하여 지역학 연구를 활발하게 전개시켜 갈 것으로 보인다.
각 지자체가 다른 집단과는 구별되는 독자의 개성을 찾으려는 노력이 거듭되면서 그 노력을 지원하여 결실을 맺게할 수 있는 학문적 지원 역시 절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90년대에 들어와 개발지상주의에 대한 반성적 논의가 시작되고 개발이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그 후유증을 통해 차츰 입증되고 있다. 환경친화, 삶의 질이라는 새로운 구호의 등장은 지자체의 행정전반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바로 이 시점에서 '지역발전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 것인가' 라는 물음과 함께 해당 지역에 대한 종합적 이해의 필요성이 절실히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지방화시대의 전개에 따라 지방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사회적으로 그리고 학문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지방을 재조명하고 발굴함으로써 그것에 새로운 지위를 부여하는 움직임은 지방자치단체의 발전전략과 맞물려 더욱 활발하게 되었다. 그것은 정치적 목적 뿐 아니라 관광사업을 포함하는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자원의 개발이라는 명분과 결합한다. 한편 지역 연구에 대한 관심은 비단 역사 뿐 아니라 정치와 경제 그리고 한국사회와 문화를 재해석하려는 학문공동체의 근본적이고 전반적인 새로운 시도를 의미하기도 한다.
인문학.사회과학을 불문하고 이때까지의 연구경향은 지방차원의 미시적 접근을 소홀히 하고 거대 이론에 치중하여 국가수준에서의 논의가 주류를 이루었다. 그 결과 국가와 사회의 상호 관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게 되었다. 비록 국가차원의 현상으로 보이더라도 그 내면에는 지역사회와 지역민의 사적인 담론과 전통 등이 구조적으로 결부되어 있다.
우리가 어떤 한 지방사회를 설정할 때 그것은 공동체로서 동질적인 듯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문화적 성향과 사회 경제적 세력들의 각축장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오늘날 지방수준에서의 정치적 행위와 경제활동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그들 사이에 지속되어 오는 관계의 망과 문화 체계의 이해없이는 적절하게 해석되지 못한다. 현재라는 것이 과거의 연속선에 있는 것이며 역사적 축적은 현재의 성격을 결정짓는데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학연과 새로운 학연의 존재형태, 동족마을과 문중조직, 경제적 관계, 역사를 되살리는 문화활동과 외부 세계와의 연계 조직체 등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역사학 뿐만 아니라 정치학, 사회학, 인류학, 지리학 등의 학문 분과간의 실증적 연구, 전통에서의 대화와 협력이 지방연구의 이론적 시각과 방법론의 개발을 위해서 필요하다.
최근 지방자치제의 실시에 따라 역사발굴, 민속발굴, 지방사의 발견, 전통 문화와 축제 개최 등을 통해 "우리 고장 만들기"가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역사학자, 민속학자, 문화기획가, 소위 향토문화전문가 등이 동원되어 지방 자치단체의 장이나 정치가들의 의욕적인 주문에 따라 지역의 문화상품을 생산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방'의 설정작업은 다른 한편으로 중앙 혹은 국가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것으로 이익을 확보하고 발전을 보장받는 정치적 시도라고 할 것이다. 영남지방은 지배의 이미지를 생산하는 문화적 자원으로서의 유교전통을 특권적으로 점유하며, 호남지방은 소외와 한을 형상화하는 담론 생산에 치중한다. 제주도의 지방만들기 역시 흥미롭다. 4.3사태의 역사적 사건과 최후의 抗蒙투쟁의 땅으로서의 부상이다. 제주도는 소외된 사람들의 한과 고통과 억울함, 그리고 저항과 유배의 땅으로 규정된다. 그런가 하면 동시에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확산에 적극 부응하여 환경의 관광 상품화를 추구하고 환상의 세계로 상품화한다.
이렇게 열병처럼 번지는 지역전통의 확립과정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풍수지리설에 근거한 역사읽기나 지역의 풍경 감상하기, 그리고 지방사람의 성향 인식하기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비과학적이며 이데올로기 편향적인 내용으로 가득 차있다. '岩下老佛' '감자바위'의 해석에 대해 일희 일비하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에 해당된다.
풍수지리설이나 심리유형의 담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사회적 구조와 문화체계에 대한 과학적이고 실증적인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것은 현실에 대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을 의미한다.
정치과정이든 경제활동이든 그것은 현지 주민들에 의하여 다양한 계산과 전략을 통해서 실천되는 것이다. 그 계산에는 과거로부터 축적된 전통과 관습과 함께 현실적인 이익을 따지는 합리성과 이성적 판단이 함께 얽혀 있다. 이것이 지역학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최근 강원도내 각 시.군에서 가칭 '21세기 ○○위원회'의 각종 모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얼마남지 않는 21세기를 준비하는데 있어 가장 어려운 점은 미래에 대한 꿈을 그리기에 앞서 과거의 전통은 물론 현재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21세기를 논의하는 연구들의 대부분이 21세기를 장미빛 환상의 세기로 그리고 있는데, 미래라는 것이 오늘의 연장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여기서 살고 있는 조건과 인간의 삶이 곧 21세기와 미래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21세기나 미래에 대한 조망은 현실을 제대로 들여다 보는 데서만이 가능하다. 그러한 바탕을 결여한 21세기의 논의는 무책임하게 점을 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지금은 지역학을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체계화하는 구심체가 필요하고 지역학연구의 효과적 관리와 운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히 현재와 같은 시.군 단위의 경쟁적이고 특징없는 문화사업은 자칫 중복되거나 무리하게 수행되어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방안이 대학과 지자체의 역할 분담이다.
이상 대내외적인 상황과 학계.지자체의 여러 요인을 오늘날 체계적인 지역학연구의 도래를 염원하는 배경으로 열거하고 싶다. 지역학이 학문적인 존립의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분야를 연구하게 될지는 각 지역에서 어떠한 활동을 하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가에 따라 평가되어야 할 과제이지만 지향점은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3. 원주학 정립의 필요성과 방안

그렇다면 지역학은 도대체 무엇인가? 지역학은 무엇을 의미하고 무엇을 담아야 할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앞서 건립된 많은 연구소가 고민하는 것이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이하 원주학 연구를 중심으로 서술하고자 한다. 현대의 원주를 다룬 여러 연구들은 비록 관찰영역은 다양하게 확대되었으나 대부분 과거와 단절된 채, 현상추수에만 급급해 하는 방식에 머물며 정책적인 대안에 그치는 경우들이 많았다. 이나마도 각 학문분야에서 분산적으로 이루어져 원주의 상을 입체적으로 그리고 있지 못하다. 원주에 관한 기초적인 연구조사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였으며, 그것도 관과 소수의 전문가 집단의 의견만이 반영되었을 뿐 실제로 원주에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주민들의 관점과 의견, 요구를 바탕으로 한 것은 거의 없었다.

원주학은 무엇보다 기능적으로 나뉘어진 여러 분야의 학문적인 입장에서 하나의 공통적인 대상(원주)을 놓고 연구하여 얻은 성과들을 체계적으로 엮어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기존의 원주연구는 원주학의 기초자료로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왜냐하면 원주학은 기존의 학문분야에서 원주를 대상으로 하고 있던 연구들을 공통의 장으로 묶어 그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자 하는데 일단의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굳이 원주 연구가 아닌 원주학을 강조하는 이유는 원주가 안고 있는 현상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라는 인상에서 탈피하고 이러한 과제에만 매달리지 않기 위해서 학문이라는 형태를 취하려 하는 것이다. 원주학은 원주의 현상적인 문제해결만이 우선이 아닌, 오늘날 우리를 있게 한 원주의 깊은 내면 세계까지를 한번 파헤쳐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출발한 것이다.
따라서 인문학의 입장에서 원주학은 "원주라 불리는 일정공간을 토대로 역사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아왔던 사람들이 이루어 놓은 모든 유.무형의 자취들, 즉 문화를 종합적으로 분석.고찰하여 원주를 보다 나은 삶의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는데 기여하는 학문이다"라는 잠정적인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에서 이루어진 삶의 총체성이라는 문제를 인식한 지역학은 더 이상 어떤 단일학문 분야의 종속물이 되기를 거부할 것이다. 그래서 거론되는 대안이 이른바 학제적(interdisciplinary)인 것이다. 그러나 이는 문제점이 있다. 왜냐하면 학제적이라는 것은 분과학문의 존재를 인정한 위에서 분과학문 간의 협력을 다짐하는 것일 뿐이지 현상 자체를 총체적이고 통합적으로 이해하자는 인식론은 아니기 때문이다. 학제적이라는 발상은 기본적으로 제도적 분리주의를 인정한 다음의 분과학문간 협력 다짐이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총체적인 삶에 대한 접근은 분과학문적이어서도 안되고 학제적 방식에만 머물러서도 안되며 궁극적으로 통합과학적이어야 한다. 의도적인 분절성을 배제해야 한다. '모든 것은 모든 다른 것들과 얽혀있다'는 현상에 대한 체계적 사고(systemic thinking)의 인식을 기초로 하는 통합과학(unity of science)의 이념이 삶의 총체성이라는 문제의식과 궤를 같이 한다고 지적하고 싶다.

여기에서 지역발전 전략으로서 원주학이 필요하다는 견해는 다음과 같이 제기된다.
지역발전과 관련한 논의를 할 때 흔히 부딪히는 문제는 지역발전이 의미하는 바가 어떠한 것이냐 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지역발전 개념을 도출한다는 것은 쉬운 과제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실제로 원주지역의 공동체의 지역발전에 대한 인식이 수렴되어 있고 방향성을 공유하여야 하며 일정한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 원주학의 필요성은 다음의 요인에 기인하기도 한다.
수많은 리더쉽이 원주의 지역발전을 논의하고 있지만 이야기가 겉돌 수밖에 없는 것은 원주공동체를 구성하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어떠한 문화적,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고 어떻게 공동체의 문제를 풀어 왔는가에 대해 준비된 답변이 없기 때문이다. 원주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과 공간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에 대해 축적된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야말로 원주학이 절실하게 필요한 첫번째 이유이다.
다음으로 원주공동체가 역사적, 공간적 중요성 및 잠재적 성장가능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 위상이 저평가되고 있다는 자기진단에서 출발한다. 흔히 지적할 수 있는 것이 원주의 빠른 성장과 잠재력에 걸맞지 않는 낙후된 이미지의 문제이다. 이에 대해 원주가 만만한 도시가 아니었다는 역사적 사실, 문화적 전통의 발견은 매우 중요한 현실적 필요성으로 대두된다. 우선 지역 정주민들의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긍심을 함양시켜 발전의 동인 및 구심점을 형성하는데 지역전통문화의 새로운 발견과 위상정립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이 궁극적으로 원주지역공동체의 새로운 이미지 창출작업에서 가장 필요한 단서를 제공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원주 지역공동체에 대한 자긍심을 함양하여 지역발전의 구심점을 제공하고 새롭고 진취적인 도시 이미지를 창출하는 단초작업으로서의 원주학, 그것이 지역발전과 관련된 두번째 필요성이다.

원주학은 다른 지역학에서 제기된 표현처럼 '경계선상의' 학문이기도 하다. 순수한 학문을 지향하면서도 실용적인 성과를 산출해 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원주학의 작업은 학문적 순수성을 전제로 한 기초작업과 실용성을 담보한 장.단기 과제로 계기적인 작업 과정을 설정할 수 있다.
원주학의 우선적인 관건은 필요한 정보(역사,인물,문화 등)를 충분히 축적하고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스스로 깨닫고 그 내용을 지역민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깨달음이 객관화될 수 있도록 하여 자료화하고 홍보하는 작업이다. 이러한 객관화작업이 이루어져야 주관적인 만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역사, 문화, 인물 등과 관련된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축적하는데 인문학은 일차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내적인 축적이 없다면 이러한 작업 만으로도 상당한 시일을 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문학에서 축적되고 적극적으로 평가된 정보를 대내적(원주시민)으로 그리고 대외적으로(전국, 세계) 객관화시키는 일련의 과정은 상당한 사회과학적 분석을 요하는 것이라는 점도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원주학 연구의 생산성과 자원배분의 문제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원주는 서울처럼 크고 풍요로운 도시가 아니며 경주처럼 아주 분명한 문화유적을 가지고 있는 도시도 아니다. 원주학, 혹은 보다 일반화하여 어떤 지역학이든 그 지역학이 사회적 중요성을 가지고 등장하게 된 배경은 그 내용만큼이나 다를 수밖에 없다. 전국적인 척도로 상대적으로 중소도시인 원주의 입장에서 볼 때 원주학에 쏟을 수 있는 자원은 상대적으로 많이 제한될 것이며 따라서 연구의 목표와 관련된 연구의 생산성 문제는 보다 중요하게 다루어질 수밖에 없다.
원주학이 지역학으로서 원주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생산성이란 실용적으로 해석하면 원주의 거주민들에게 문화적, 역사적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원주에서의 삶의 질을 고양시키는 한편 다른 지역민들에게는 살고 싶고 아름다운 곳이라는 이미지를 창출시키는데 있다고 본다. 이러한 실용적인 생산성을 고려한다면 정보의 축적과 배급, 홍보 및 관리의 전 측면에서의 전략적 고려가 중요하다고 본다.
인문학적 연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나(특히 원주학의 초기단계에서는 그러하다. 기초적인 사료의 축적조차 아직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연구 자체로서의 중요성보다는 원주학의 전체적 목표와 필요성과 관련된 중요성이 보다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고려는 상당 부분 사회과학적 분석의 대상이므로 원주학의 주제선정 및 내용과 관련된 자원배분의 문제에 사회과학적 고려가 불가피할 것이다.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원주학을 왜 하는지에 대한 공동체적 공감대를 먼저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공동체적 필요성이 분명히 정립된다면 그러한 필요성과 목적에 가장 잘 부합하는 생산적인 연구주제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토론이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원주학과 관련된 개념적 혼란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명확하게 연구분야가 정립되지 않는 시점에서 새로 시작하려는 분야이므로 다양한 논란이 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원주학의 실체는 점차 만들어가는 것이며 완성태는 어쩌면 장기적 과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시작부터 어느 무엇도 범주화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누군가의 시도가 중요하다고 본다. 시도해 보지도 않고 성립여부를 논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원주학은 궁극적으로 'Wonju Studies'에 머무르지 않고 'Wonjulogy', 즉 '-logy'를 지향하는 학문의 의지가 담겨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하나의 학문이 학문으로서의 모습, 즉 '○○학'이기 위해서는 연구대상을 확정해야 될 뿐 아니라 그 '○○학'을 지탱해주는 사상적. 방법적 기초를 근간으로 하는 독특한 방법론이 마련되어야 한다. 따라서 기존 분과학문의 방법론을 토대로 하여 새로운 연구방법론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때에만 원주학은 비로소 하나의 학문으로 독립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원주학은 단순히 '원주에 관한 다양한 학문연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원주학을 담당할 당장의 연구인력은 지역소재 대학교수들이 나설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지방학 연구를 소명으로 하는 전문연구 자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다.
무엇보다 가시적인 성과에만 급급한다면 기성연구자들의 성과를 번안해 내는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관련학자들 간의 네트워크에 중점을 두면서도 일반시민과의 연계를 지속해야 한다.

원주학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성과는 실로 막대하다. 우선 지역 애향심을 고취시키고 여론 형성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지역내의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데 있어 분명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원주 정주민의 가장 큰 불만사항인 문화생활 결핍에 대해 대단히 효과적인 해결방안이 될 것이다. 또한 원주만의 고유한 색깔을 갖게 함으로써 정주민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지역발전에 대한 열의를 자극하여 경제적 교류를 촉진시키며 지역민들의 지역정치에 대한 참여열기를 높여 민주주의적 의사결정 구조를 더욱 확고하게 다지는 초석을 놓게 될 것이다.
이러한 성과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원주학 연구의 생산성은 특히 강조될 필요가 있다.


4. 원주학의 연구대상과 내용

1) 원주의 도시 이미지 형성과정 및 원주문화의 특징

지방문화로서의 원주문화! 분명 독특한 지역성이 존재하지만 그것은 소수의 관심사일 뿐 정작 일반 지역민들은 지역문화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거나 무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현상은 무엇보다 그간의 도시화, 근대화의 과정이 곧 지역성 상실의 과정이었고, 교육제도 역시 중앙 집권적인 내용으로 일관한 결과였다. 원주를 생명력있는 삶의 공간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얽힌 실타래를 풀 듯이 1896년 감영이전 이후 원주 100여 년의 역사가 물려준 그야말로 영욕의 흔적들이 도시 속에 어떻게 엉켜 있는가를 아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비록 영욕이 교차하는 역사일지라도 역사를 갖고 있는 도시와 그렇지 않은 도시의 발달 모습은 전혀 다르고, 따라서 해결책도 다르다.
이를 위한 원주의 지정학적 위상과 역사.전통은 지면관계상 생략하고 원주시의 도시이미지 형성과정을 살펴보겠다.
오늘날 원주의 이미지를 결정지은 것은 첫째 1953년에 창설된 1군사령부가 원주시내에 들어온 후 예하 군부대가 집중적으로 진주하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농산물의 집산지로서 발전되어 오던 원주는 각지에서 몰려든 군부대를 상대로 하는 상업과 향략산업으로 활기를 띠고 도시경제가 구축되었다. 따라서 생산기능을 가진 업종이 아닌 소비성 산업이 자연히 증가되었고 아직까지도 다방 술집 여관 등 소비성 업종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도시로의 변화는 1973년 우산동에 경공업단지가 조성된 이후일 것이다.
원주의 경우 지역주민들의 전출입이 잦고 유동인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유난히 높다. 해마다 2월말 일시적인 전세가 폭등이 이를 입증한다. 또한 한국전쟁 후 전국각지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원주내 경제적 지위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 주민 중 토박이주민의 수가 적고 지역개발에 대한 이들의 영향력도 낮아 대체적으로 전 주민들의 애향심이 부족한 형편이다. 이밖에도 지역출신 재경유지나 인사들의 애향심도 적극적이지 않다. 따라서 정주의식이 약한 편이다. 주민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의 문제나 지역내 혐오시설 설치 등의 사안에 대해서 이해관계가 얽히면 격렬한 참여를 하지만 많은 경우 자기가 살고 있는 동네에 대해 정서적 교감이 없는 상태이다. 이같은 동네에 대한 이해와 애착과 고향의식이 희박하기 때문에 도시를 잘 만들기 위한 시민운동에 대한 참여 열기가 낮은 편이다.
또 다른 외부적 요인으로 강원도의 수부도시인 원주에서 춘천으로 도청소재지가 변경된 사실을 들 수 있다. 강원도의 도세가 빈약하여 강원지역 전체를 효율적으로 그 지역특성에 따라 개발할 수 없음은 사실이지만, 공공재의 투자와 원주지역의 개발과정이 다소의 불협화음 속에 진행되어 왔음을 보게된다. 다음으로는 원주시의 도시개발정책의 무계획성에서 오는 문제점이다.
서울시보다도 면적이 몇 배에 달하는 영역을 보유한 도농통합시로서 농촌지역과 도시지역을 연결하는 도로망체계가 불량한 편이다. 국토이용 계획상 개발 불가능한 자연환경 보존지역의 비중이 높고 군사시설 보호법에 의한 군사시설 보호구역이 과다하게 시가지에 분포되어 있다. 더구나 도심지대 공원 및 휴식공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다. 또한 시가지 중심부에 생산녹지 철도 등의 산재는 도시기능 연계와 균형있고 효율적인 도시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교통문제이다. 과거 원주의 교통은 軍 일관주의였다. 치악산과 백운산을 중심으로 한 군사전략의 요충지와 철로를 중심으로 펼쳐진 정책은 원주의 동서 분단을 초래했다. 또한 군 작전개념으로 수송로가 생겨 시의 남북으로만 길이 뚫렸다. A-B-C도로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지칭되어 온 원주도심지 역시 원일로-중앙로-평원로라는 이름을 되찾은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원주시 교통현황을 살펴보면 시원스럽게 도로를 통과할 수 있는 곳이 드물다. 대부분 6미터에서 12미터에 불과하다. 좁은 도로폭에 불규칙한 도로망, 불균형 도시개발이 주요인이다. 이상의 여러 요인으로 인해 원주의 대외적 이미지는 치악산과 1군사령부 소재도시로만 그려지고 있다. 1천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문화도시.역사도시. 행정도시였던 원주로서는 수긍하기 어려운 평가이며 더구나 21세기 중부내륙 선진도시를 지향하는 요즈음 정확하고 시의적절한 도시이미지의 형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음으로 원주문화의 특징을 살펴보겠다.
원주로 호칭된 이후 1천여 년의 역사를 정치적으로 바라볼 때에는 정통성이 이어질 수 없는 몇 단계의 단층이 존재하지만 문화적으로 볼 때에는 그 단층들을 뛰어넘어 '원주문화'라는 통일체를 형성하고 있다고 본다.
원주를 중심으로 한 지역은 예로부터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치악산과 같은 심산을 등지고 있는 관계로 사대부들의 낙향이 잦았던 지역이기 때문에 일찍부터 서울의 중앙문화가 강원도 어느 지역보다도 빠르게 유입되는 곳이었다. 또한 남한강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중원문화권의 중심지로서 삼국시대부터 중앙지역과 한반도 동남부지역과의 문화교류의 요충지 역할을 해왔던 곳이다.
원주는 이같은 지정학적 여건으로 인해 원주만의 정체성을 분명히 형성하거나 드러내지 못한 지역이었다. 한반도의 중심부라는 지리적 여건은 원주를 '터잡고 사는 곳'이 아니라 '거치거나 잠깐 머무르는 곳'으로 만들었다. 이는 {備邊司謄錄} 등 연대기 기사에서도 자주 지적되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다양한 문화적 현상을 포용하고 수용할 수 있었다. 원주는 항상 열려 있어서 오랜 역사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오가는 곳이었다. 그로 인해 출신지역과 문화를 불문하고 상호 수용하고 포용하며 공존하는 지혜를 갖게 하기도 했다. 오늘날 원주에 살고 있는 외지 출신 원주인들이 한결같이 '원주야말로 지방적 배타성이 약하고 마음의 문이 넓게 열려져 있다'라고 지적하는 바, 이는 어제 오늘에 형성된 것은 아닌 것이다. 즉 원주는 문화적인 포용성과 개방성을 가지면서 통합적인 지역문화를 산출시킨 곳으로 볼 수 있다.
인류학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 온 문화의 개념은 '경계지워진 지역내의 모든 주민들이 공유하고 있는(혹은 공유한다고 생각되는) 세대를 통해 전승되어 내려온 생활양식의 틀'이라고 정리해 볼 수 있다. 이는 동질적이며 단순하고 변동이 적은 사회에 통용될 수 있는 것으로 지역전통이라는 개념에 부합한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정보의 확대와 지역적 이동성의 증가, 경제교류의 증대 등의 요인으로 인해 문화란 더 이상 일정한 공간성과 시간성을 지니는 정태적 실체로서 존재하지 않으며 타집단과의 상호 관련성 속에서 끊임없이 재정의되고 재구성되는 것으로 개념화하고 있다. 다시 말해 지역적 특징의 재발견, 전통의 부활 등은 산업화, 도시화라고 하는 문화적 동질화를 향한 거대한 흐름 속에서 문화적 차이를 발견하는 작업이며, 그를 통하여 자신들의 정체를 재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원주의 도시변화 과정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그동안의 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인구구성과 직업 혹은 계층의 구성 등에서 급격히 다양화되고 있다. 1998년 12월 현재 원주의 주민등록상의 인구는 82,395세대 261,076명이고 그중 남 130,571명 여 130,505명에 달한다. 이 중 순수 원주 출신자의 구성원이 전체 인구의 3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전통문화의 재해석을 통한 새로운 지역문화의 창조라는 문제 제기는 원주문화를 활성화하는데 전제가 된다. 이는 토착 원주문화를 부정해야 됨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토착 전통문화를 포함하여 지역사회내의 모든 문화적 자원을 활용하여 보다 보편적 호소력을 갖는 새로운 지역문화의 형태로 변형시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역사도시란 시간의 흐름속에서 과거의 제반 규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이 부가되고, 그것들이 층을 이루며 형성된 도시이며, 공동체의 기억이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물리적 대상과 장소 속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도시를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도시가 역사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고유 형태와 양상이 유지되어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회공동체의 기억이 누적된 실체적인 건축물과 대상물이 많이 현존하고 있어야 한다. 원주문화의 핵심은 500년 강원도 수부도시였다는 사실과도 관련하여 유교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원주의 상징적 문화재는 강원감영을 들 수 있다. 아무래도 원주의 상징이자 외래객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일 것이다. 강원감영은 무엇인가? 그리고 강원감영의 진정한 가치는 어디에 있는가? 세월의 풍화작용을 겪고 남은 지금 감영에는 구경꾼만 있을 뿐 옛주인들은 가고 없다. 건물들도 대부분 헐려 없어졌으며, 남아있는 것도 제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이러한 건물에서 무엇을 볼 것인가? 감영이 감영으로서 제 기능을 발휘하던 시기의 실상을 볼 수 있어야 하며, 그 실상을 통해서 그 시대의 정치와 문화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원주지역의 전통을 강조하면 이것은 발전을 저해하는 구습이나 구수한 옛날 정취를 지닌 것으로만 취급하지 않았는지를 자문해야 한다. 그 결과 규격화하고 무성격한 대도시 문화의 촌스러운 모방만이 존재하지 않는가?
다행히 정도 600주년 사업의 일환으로 그 외형적 복원이 모색되고 있기는 하나 과연 역사와 전통의 복원도 제대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건물의 복원이 이루어지지 못함은 원주의 위상(실상)이 바로잡히지 못한 것이며, 우리들의 인식 속에서도 바로잡히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자랑스러운 원주문화가 우리 역사속에서 올바로 인식되고 자리매김되지 못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요, 우리 역사 문화에 대한 인식의 방향이 비뚤어져 있음을 가리키는 징표라고 할 수 있다.
원주의 문화적 연출은 원칙도 식견도 없이 그저 무질서하게 즉흥적으로 늘어 놓은 것이 많다. 그동안 근대화론에 매달려 무계획적이고 문화적 안목이 결여된채 도시발전을 모색한 결과 서구식으로 정제된 도시도 아니고 전통적 정서도 배어 있지 않은 정체불명의 도시를 만들어 왔다. 18세기 중엽 3만여의 인구가 이제 26만을 헤아린다. 무조건 인구 50만.1백만의 광역도시를 지향할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이 도시가 지니는 전통의 당당함을 느끼고 되새기며 원주 시민생활의 질적향상도 더불어 도모했으면 한다.

2) 원주학 연구의 대상과 내용

원주다운 면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중원의 역사 문화의 중심도시로서 당연히 보존하고 있어야 할 역사적 문화적 유산이 너무나 많이 소실되고 파괴되어 원주의 진가를 인정받고 있지 못하며 우리 자신도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지내왔다. 따라서 우선 당장은 남은 자료의 보존, 미발굴자료의 발굴, 수집, 정리 만으로도 학문적인 과제로서 커다란 의미를 지닐 것이다.
원주학은 과거에 존재하였던 어떤 것을 찾아내고 보존하는 것과 이를 현대생활의 맥락에 맞도록 새롭게 재구성하려는 작업을 동시에 수행해야 할 것이다. 전통문화를 과거에 대한 追體驗의식을 지닌 특정집단이나 맥락에만 한정지을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주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지역문화로 전환시키는 작업을 병행해야 하는 것이다. 즉 원주의 전승문화를 자원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단지 계승.보존한다는 차원을 넘어 지역공동체의 모든 주민들에게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상징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대상에는 지역의 축제와 향토사 교육, 시민정신 함양을 위한 슬로건 작성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지역에 연고를 가진 역사적 인물, 독특한 민속이나 산물 등 지역전통에 대한 상세하고 풍부한 목록작성 작업이 수행되어야한다. 하나의 장소 속에서 여러 가지 일들이 서로간에 얽혀 장소, 사람, 활동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가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것이다. 장소 속의 전체성, 학제간의 문제, 생활사 등이 연구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역사부문만을 예로 든다면 민들의 생활을 축으로 하는 종합적인 역사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 지방사연구 방법론이 분명해야 하고, 지역내에 존재하는 고문서 등의 문헌사료가 중심이 되어야 하며 그밖에 민속학.사회학.지리학.고고학 등 관련 제학문의 집중적 협력이 필요하다. 막연한 애향심의 고취를 거부하고 현재 우리의 삶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살아있는 역사, 이땅에 대대로 살아온 우리 조상의 삶을 서술하여 자존심과 자신감을 주민들의 마음으로부터 불러 일으 키도록 노력해야 한다.
인문학의 입장에서 임의로 선정한 원주학의 단기적인 연구주제는 다음과 같이 들 수 있다.
?그저 무질서하게 즉흥적으로 늘어 놓은 것이 많다. 그동안 근대화론에 매달려 무계획적이고 문화적 안목이 결여된채 도시발전을 모색한 결과 서구식으로 정제된 도시도 아니고 전통적 정서도 배어 있지 않은 정체불명의 도시를 만들어 왔다.
18세기 중엽 3만여의 인구가 이제 26만을 헤아린다. 무조건 인구 50만.1백만의 광역도시를 지향할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이 도시가 지니는 전통의 당당함을 느끼고 되새기며 원주 시민생활의 질적향상도 더불어 도모했으면 한다.

① {강원감영 5백년사}의 편찬작업
② 원주의 동족마을과 가문연구
③ 원주의 학맥과 인맥정리
④ {북강원연구소}의 창립과 연구작업
⑤ 고려시대 원주불교의 역할과 성격조사
⑥ 강원감영의 춘천 이전시말과 원주의병의 성격 조사
⑦ 원주의 구비문학과 민속연구의 한 방법
⑧ 원주의 제도사 연구
⑨ 원주사료탐사 및 인물, 사적조사

원주학 1차년도 작업

*원주사료탐사 및 인물, 사적조사 *원주학 사료총서 간행
전근대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료를 계통적으로 정리하여 현대 원주를 연구하려는 연구자에게 자료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원주관계 사료를 수집, 정리하여 {원주사료총서}로 편집 보급함으로써 '원주학'의 정립 및 그 체계화에 기여하며 일반 시민으로 하여금 원주의 문화와 역사, 인물의 행적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원주사료탐사 방법
사료탐사를 위해 규장각(서울대소재). 장서각(경기도 성남시 정신문화원소재). 국립도서관 漢籍室(서울 서초동소재). 국사편찬위원회(경기도 과천소재).
고대도서관(서울 안암동 소재). 남산 서울시립도서관. 총무처 정부기록보관소. 삼성출판박물관 등을 방문하여 원주 관계자료를 정리한다.
한말기 {독립신문}. {황성신문}. {매일신보}와 일제시기 {동아일보}. {조선일보} (1920~1945) 중 원주관련 기사 탐사.
대한제국에서 간행한 1895년부터 1910년까지의 {官報}와 1910년 이후 일제 총독부에서 간행한 {公報}중 원주관련기사 탐사.
{承政院日記}.{備邊司登錄}.{日省錄} 등 번역이 없는 연대기와 각 지방 관공서간에 오고간 문서를 모아놓은 {各司隨錄}, 재판기록을 정리한 {推案及鞫案}중 원주관련 자료 탐사.
이와 함께 각종 공문서(啓錄.報牒.民狀.別單)와 典籍類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 이는 과거 中央 各司衙門과 江原監營 및 原州牧 사이에 오갔던 문서에 해당한다. 총무처 정부기록보존소 소장 자료 원주관련 자료 탐사-독립운동가들의 행적과 일제시기 및 해방이후 원주의 상황 정리.
?그저 무질서하게 즉흥적으로 늘어 놓은 것이 많다. 그동안 근대화론에 매달려 무계획적이고 문화적 안목이 결여된채 도시발전을 모색한 결과 서구식으로 정제된 도시도 아니고 전통적 정서도 배어 있지 않은 정체불명의 도시를 만들어 왔다.
18세기 중엽 3만여의 인구가 이제 26만을 헤아린다. 무조건 인구 50만.1백만의 광역도시를 지향할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이 도시가 지니는 전통의 당당함을 느끼고 되새기며 원주 시민생활의 질적향상도 더불어 도모했으면 한다.

탐사진행방법- 탐사를 위한 전문 연구팀을 조직하고 결과의 발표는 책자발간 및 D/B화 작업

* 원주학 연구지원
① 지원원칙
원주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 있어서 전문가에게 연구비를 지원하여 원주학 연구의 기반을 마련하고 원주 문화내용을 질적으로 품격을 높임.
② 지원과제
. 원주의 일반적 연구 - 역사, 지리, 사회, 정치, 경제, 행정 등
. 원주의 문화연구 - 풍속, 민속, 문화재, 사상, 인물, 언어 등
. 원주의 관광 연구
. 원주의 도시 연구 - 건축, 도시계획, 교통, 조경
. 주민의 생활 - 의료, 복지, 환경 등
③ 지원 자격
- 원주문화 발전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
- 신청된 연구계획서를 심사위원회에서 심의하여 지원과제를 선정
④ 지원 방법 및 결과 활용
- 기간: 1년 단위로 연구 결과를 취합할 수 있게
- 지원 대상: 연구논문 및 연구총서

* 원주 문화 정보 센터 운영
① 목적
지역문화의 활성화를 위하여 지역내 문화관련 정보의 체계적인 수집과 보관은 물론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지역내 제한된 지역문화자원의 효율을 극대화하고자 함.

② 운영내용
- 연세대학교 문헌정보원 산하에 각종 역사.문화.예술.관광 관련 자료의 수집은 물론 최첨단의 컴퓨터.
Internet을 이용한 원주(강원)문화정보망을 구축.
- 원주의 문화자원 관광자원 등의 문화적인 특색을 소개하는 시청각 홍보자료 제작을 추진.
- 지역의 문서.기록물들을 정리.분석.종합하여 이를 자료화.
예를 들어 문화에 관련된 공문서의 경우 보존기간이 지나면 이를 전산화작업하여 필요한 경우 다시 찾
아 그 내용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함.
③ 기능
- 자료의 수집과 보관 및 관리
- 지역문화연구결과의 수집 정리 및 이에 대한 홍보
- 지역문화교육을 위한 교육자료의 개발
④ 효과
- 지역자료의 수집과 보존에 있어서 종합적인 계획과 능률적 추진으로 커다란 성과를 나타낼 것이며, 지
역문화 연구에서 연구자료의 접근이 용이해지고 상호 연구정보의 교환이 활발해지며, 연구성과물을
한 장소에 집결할 수 있으므로 이의 홍보와 활용도가 극대화될 수 있을 것임.
- 한편 자료실을 통한 관련자료의 전시는 일반인들에게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데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음. 최근 교육과정의 지역화방안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각급 학교에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음.


5. 맺음말

성공적인 자치행정은 토박이든지 이주민들이든지 간에 지역을 아끼는 사람들이 대를 이어 정직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풍토하에서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화려한 옛 전통이나 아름다운 환경만을 내세워서는 안되며 일차적으로 주민 스스로의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들에게 삶의 터전인 원주가 서울이나 광역 대도시에 대한 열등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서 존재하도록 하는 것, 즉 '지역의 중심화' 개념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정립 하는데 기여하는 학문이 바로 원주학이라 보고 싶다.
원주학의 연구성과들이 쌓여서 원주의 문화를 다듬고 재발견하여 물질적 풍요만으로 채워지지 않은 삶의 조건들을 마저 채워줄 수 있다면, 그래서 원주 시민들이 모두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따뜻한 공간으로 다시 태어 날 수 있다면 원주학은 무엇보다 실용적인 학문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참사랑이란 사랑할 대상을 안다는 것인데, 자기 고장의 '역사 문화 전통 제대로 알기'는 바로 첫번째 조건이 된다. 이를 통해 자기 고장을 믿고 지방인으로서 정체성을 지니며 지방인으로서의 자긍심, 자부심을 갖는 것이다. 이의 연구를 통한 정체성 확보 작업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탐구심과 호기심을 일으키며 자발성을 유도하는 바람직한 교육의 토대를 마련해 주는 역할도 할 것이다.
원주학은 연구를 위한 연구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항상 시민들과 함께 살아있는 연구, 시민들의 일상적인 삶을 풍요롭게 하는 연구가 되어야 하고 그 안에는 마땅히 시민교육을 위한 준비도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주학 연구는 각계각층의 지속적인 지원이 수반되어야 함음 물론 원주학 향유의 주체인 시민들의 전폭적인 관심과 애정이 뛰따라야 한다.
역사를 재발견하여 원주를 다시 보고 도시문화의 진흥을 통한 신명나는 원주를 창조하며 도시 환경의 개조를 통한 새로 태어나는 원주를 건설하여 경쟁 력있고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 인간도시의 창출이 이루어 지도록 다같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는 새로운 밀레니움의 시대, 모든 성장과 발전의 '궁극적 목표'와 '최고의 가치'를 문화적 보편주의 시대의 자아적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두고자 하는 도정 목표에도 부합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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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업데이트 :
    2019-10-29